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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월 639호] 미즈내일 - 증가하는 초등학생 폭력성 사례별 코칭 솔루션
2018/05/24 Read826




교육부가 ‘2013년 1차 학교 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 2만1천여 명 중 초등생이 절반에 해당하는 1만여 명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폭력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부모 말을 잘 듣던 아이가 3~4학년이 되어 거칠고 화를 자주 표출하는 반항아로 돌변하면서 부모들 맘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아보고, 그에 따른 사례별 코칭법을 담았다.


초등학생 때 폭력 첫 경험


시민 단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따르면 학교 폭력을 경험한 1천264명 중 78.4%가 초등학교에서 폭력을 처음 경험했다고 밝혔다. 2012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117학교 폭력 신고상담센터’ 에 접수한 신고 건수도 초등학생 비율이 지난해 39.9%에서 올해 56.5%로 증가했다. 중학생은 30.2%에서 27.7%로, 고등학생은 12.9%에서 11.6%로 준 반면, 초등학생의 비율이 큰폭으로 증가한 것.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원장은 “초등 고학년은 사춘기 직전의 시기다. 요즘은 사춘기가 빨라져 초등 고학년 때 사춘기를 맞는 아이들이 상당하다.
예전에는 엄마가 ‘○○야, 게임 좀 그만해’ 하면 눈치를 보거나 그만했다면, 초등 고학년쯤 되면 ‘숙제 하고 쉬는 시간에 하는 건데 왜 그러냐, 남들도 다한다’ 고 말하거나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가는 등 달라진 반응을 보인다. 예전에는 이해하고 넘어가던 일들도 욕설하거나 짜증을 내고, 친구들 사이에도 갈등이 잦은 시기가 바로 초등 고학년 때” 라고 이야기한다.



변한 게 아니라 자연스런 성장 과정


묻지 않은 이야기도 조잘대던 아이가 어느 순간 입을 닫으면, 부모는 당황스럽다. 대화를 시도해도 성의 없는 대답이 돌아오거나 걸핏하면 짜증을 낸다. 문을 꽝 닫고 들어가는 일도 잦다. 인천 심곡초 김연민 교사는 “초등 6학년 교실에는 키가 160cm 이상인 아이들이 상당하며, 수염이 자라거나 여드름이 나는 경우도 있다. 쉬는 시간이 되면 예외 없이 몸싸움을 통해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욕이나 타인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일종의 해방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고 설명한다. 김교사는 “이 시기 학생들에게 장난이나 욕설을 금지하는 것은 폭탄에 시한장치를 다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이야기한다. 이 시기에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안 그러던 얘가 갑자기 왜 그러니?” “그만두지 못해?” “아주 못돼졌구나!” 등 비난이나 무조건적인 금지는 아이들을 더 폭력적이고 반항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청개구리 초등 심리학>을 출간한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양소영 교수는“요즘 아이들이 사람과 관계, 경험에서 배우는 ‘힘’ 이 부족해진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의 불안한 심리 혹은 나에게 관심을 쏟아달라는 절실한 마음이 폭력, 욕설, 반항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화나는 감정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배고프면 배에서 꼬르륵 신호를 보내듯, 화 역시 생리적인 욕구다. 화가나면 어떻게든 표출해야 한다. 화를 표출해야 하는 건강한 방법을 모를 뿐” 이라고 전한다. 특히 힘의 우위를 알아가는 남학생들이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물론 폭력을 허용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폭력은 어디까지나 잘못된 것이므로.



전문가가 조언하는 폭력적 행동에 따른 솔루션


Q1

큰아이가 초등 4학년, 동생과 세 살 차이가 납니다. 옛날에는 동생에게 양보하고 잘 놀아줬는데, 어느 순간 사사건건 짜증을 부리고 비아냥거립니다. 가끔 동생을 밀치거나 때리는 모습도 보이고요. 특히 기분 나쁜 일이 있거나 엄마한테 혼난 날은 동생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왜 그럴까요?
_김정희(가명, 42·서울 동작구 사당동)


갑작스런 아이의 행동에 달려가 “동생을 그렇게 때리면 어떡해?”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대부분일 거예요 . 자녀끼리 때리며 싸우는 모습을 보는 일만큼 화가 나는 일도 없으니까요. 그러나 동생을 둔 모든 아이들의 상실감과 슬픔은 부모가 이해하는 그 이상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아이는 자라면서 “형이잖아” “동생이니까 봐줘야지” 등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나는 저 때 저러지 않았어. 왜 나만 계속 참아야 해. 나보다 어린 게 까불어? 내가 너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줄 거야’ 라며 표출하게 거예요. 동생에게 폭력을 가하면서‘나도 아이예요. 날 좀 봐줘요’ 라는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죠.
엄마가 매를 들거나 화를 내면 당장은 갈등이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 큰아이에게는 더 큰 상처와 분노가 남을 수 있어요. 동생을 거칠게 대하거나 폭력을 쓸 때는 참기 힘들어도 아이를 꽉 안아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구나. 그동안 동생에게 양보 하느라 힘들었지?” 등의 대화로 마음을 다독이는 과정이 필요하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동생없이 엄마나 아빠와 외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물론 아이에게 충분히 공감해준 뒤 화가 났을때 폭력으로 표출하는 행동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해야 하고요.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건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세요.



Q2

초등 6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초등 3학년 때부터 살짝 폭력 성향을 보인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자기 방에 들어가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책상을 꽝꽝 칩니다.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불안합니다.
_최은희(가명, 45·서울 노원구 중계동)


처음 자녀의 그런 모습을 대했을 때 부모는 놀람과 동시에 “대체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당장 나오지 못해!”라며 더 큰 화를 냅니다 . 그런데 아이는 그런 행동을 통해 ‘화가 많이 났다’ ‘나도 내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다’ 는 것을 표현하는 거예요. 그러니 아이가 자기 방에서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진다면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 혼자 시간을 갖게 하는 게 좋아요. 아이와 부모가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아이에게 “우리 아들이 화가 많이 났구나. 무슨 일이 널 속상하게 했니?”라고 묻고 아이의 입장에서 화도 내주세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분노를 표출하는 동시에 해소할 수 있어요. “물건을 던지거나 욕을 하니 기분이 좀 풀렸니? 다른 방법으로 표출할 방법은 없을까?” 등의 건전한 감정 표현 방법을 이야기해보세요. 아이가 사용한 욕의 의미 , 내가 행한 폭력이나 태도가 상대방에서 어떤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 활동입니다.



Q3

초등 3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언제부턴가 아이가 자학 행동을 합니다. 갑자기 자기 머리를 때리거나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아요. “가만두지 않을 거야” 라는 이야기도 종종 하고요.
_강지은(가명, 42·서울 은평구 불광동)


사랑스런 아이가 자기 몸에 상처를 내고 자학하는 모습은 부모에게 충격적일 거예요 . 아이를 흔들고 말리기도 하고, 아이가 이런 행동을 그친다면 뭐든 뜻대로 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지요. 내성적인 아이 중에는 분노를 차곡차곡 쌓았다가 자신을 학대하는 방법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있어요 .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을 빤다거나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아이들의 경우 순간적인 폭발이라기보다 일정 기간 참다가 표출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아이가 자학하는 모습을 보이면 심호흡을 하거나 숫자를 세어보게 하는 것도 순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에게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야 해요. “네가 엄마 아들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처럼 소중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이 표현해 주고 스킨십을 해주세요. 자학 행동으로 상처가 났더라도 격양된 감정을 표출하기보다 “피가 나는구나. 많이 아팠겠다. 치료하자” 등과 같은 객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 좋답니다.



TIP

아이가 화를 건강하게 표출하려면?


아이들이 화를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화를 참기만 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 그럼 화를 제대로 다스리는 방법은 없을까?


1 아이가 신뢰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준다.
2 컴퓨터나 휴대폰 등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해보게 한다.
3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운동을 하게 한다. 실제 운동이나 예체능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폭력 성향이 덜한 편이다.
4 폭력적인 행동을 했을 때 상대방의 감정을 짐작할 수 있도록 가족 역할극을 해본다.
5 무조건 참으라고 이야기하거나 훈계, 핀잔은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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