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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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12] 어린이동아 - 코미디 광고 마구 따라하는 초등학생들
2018/06/12 Read619




"싸다구!" 초등 3학년 남학생 두 명이 크게 외치면서 서로의 뺨을 손바닥으로 번갈아 때린다. 서로의 뺨이 빨개질 때 까지 때린 이들은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이들은 최근 TV에 많이 나오는 한 쇼핑 포털사이트의 광고를 따라하는 것, 광고에는 '값이 싸다'란 뜻의 '싸다구'를 '싸대기'(뺨을 때리는 행위를 저급하게 이르는 말)로 일부로 잘못 해석해 상대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문제는 요즘 초등생 사이에서 이 광고를 따라해 상대의 뺨을 재미 삼아 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뺨을 맞은 친구가 화를 내기도 하고 때린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주의를 받아 교실청소를 하기도 하지만, 이런 행동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요즘 초등생 사이에서 TV광고나 코미디프로그램에서 장난처럼 하는 말과 행동을 무작정 따라해 친구에게 몸과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재밌지 않아요>


KBS2 코미디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여기서 개그맨들이 하는 말과 유행어를 많은 초등생들이 따라한다. '깐죽거리 잔혹사' 코너에는 개그맨 조윤호 등이 "당황하지 않고 '빡'!" 이라고 외치며 서로를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A양은 지난 학기에 학교 복도에서 크게 넘어졌다. 한 남학생이 이 코너를 따라하면서 "빡"하는 소리와 함께 A양을 밀친 것, 몸도 다쳤지만 "장난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느냐"면서 사과도 없이 지나간 친구 때문에 더욱 화가 났다고.

코미디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따라하는 친구 때문에 대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B양은 "친구가 말끝마다 '앙돼요'라며 내 말을 자르는 바람에 내가 무시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로를 좋아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개그콘서트의 '두근두근'이라는 코너에는 남녀 개그맨이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이 통했을 때 '뚜뚜루뚜~'라는 배경음악이 나온다.

이를 따라하면서 초등생들 사이에서는 남녀학생이 같이 있기만 해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놀리는 일이 잦다. 경기지역 초등학교 6학년 C양은 "친하지도 않은 같은 반 아이랑 그저 같이 서 있었을 뿐인데 친구들이 "뚜뚜루뚜"를 계속 부르며 놀리는 듯 웃었다"면서 '이런 일이 계속되니까 재미있기는커녕 짜증만 난다'고 말했다.


<TV와 현실 구분하세요>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거나 심지어 몸을 다칠 수 있는데도 이런 행동을 따라하는 이유는 뭘까? 초등생들은 "그냥 재미있어서"라고 말한다.

손OO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어린이들은 TV프로그램에 나오는 말과 행동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싸다구' 광고나 개그콘서트처럼 노래나 행동으로 시각,청각적인 자극을 받아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면 이를 더욱 따라하게 된다는 것,

이런 아이들에게 손 전문의는 "TV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개그맨이 아니라 TV를 보는 시청자이므로 똑같이 따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 말라"고 여러 번 이야기해도 듣지 않고 계속하는 친구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동상담전문가인 양소영 원장은 "하지 말라며 화를 내기보다는 차분하게 "이런 부분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라고 솔직히 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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